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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정白雲亭, 높은 산에 올라 흰 구름 바라보니, 그리운 부모님이 그 아래 계시네.
 
 

[백운정에서 바라본 개호송 숲(백운정 유원지)]
 
안동에서 임하댐으로 가는 길, 보조댐을 지나 반변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물길따라 늘어진 벚꽃길과 그 끝에 위치한 개호송 숲을 만날 수 있다. 푸른 물가에 울창한 소나무가 포근히 감싸고 있는 이 숲은 ‘백운정’ 유원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온 숲을 돌아보아도 ‘정자’라고 할 만한 건물은 찾아보기 힘든데, 베일에 싸인 ‘백운정’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반변천 건너 보이는 백운정 전경]
 
소나무 숲을 한참 돌다 문득 강 건너를 바라보니, 유원지와 마주하고 있는 작은 언덕 중턱에 아담하게 자리한 정자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백운정이다. 마치 은밀한 곳에 꼭꼭 숨겨놓은 듯한 이 정자의 주인은 바로 강 건너 내앞마을의 의성김씨 귀봉龜峰 김수일金守一,1528~1583이다. 김수일은 아버지 청계靑溪 김진金璡,1500~1580으로부터 물려받은 부지 위에 정자를 지어 그의 형제 약봉藥峰 김극일金克一,1522~1585, 운암雲巖 김명일金明一,1534~1570,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1538~1593, 남악南嶽 김복일金復一,1541~1591 등과 함께 우애를 다지고 학문을 연마하는 공간으로 삼았다.  
 

[반변천이 흐르는 백운정 전경과 멀리 보이는 임하(보조)댐]
 
김수일은 생원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 부모를 봉양하고 집안의 대소사를 다스리며 오직 학문수양과 후학양성에 힘을 쏟았다. 그가 지은 정자, 백운정의 ‘백운白雲’은 당나라의 적인걸狄仁傑이 "높은 산에 올라가 흰 구름 바라보니, 그리운 부모님 그 아래 계시네[登高山望白雲 思親在其下]"라고 한 구절에서 인용한 것으로, '선영이나 부모형제가 계신 고향'을 의미한다. 
 

[미수 허목이 쓴 백운정 현판]
 
백운정의 현판 글씨는 전서체에 독보적 경지를 이루었던 미수眉叟 허목許穆,1595~1682이 쓴 것으로 그 특유의 필법이 잘 드러난다. 끝에 ‘구십 노인이 쓰다[九十老人書]’라고 서명한 것을 보아 허목이 말년에 쓴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퇴계 이황이 쓴 조양문과 이요문 현판 / 소장: 한국국학진흥원(의성김씨 운천종택)]
 

  

또한 백운정의 부속채에는 ‘조양문朝陽門’과 ‘이요문二樂門’라는 작은 현판이 걸려 있다. ‘조양문’이란 『시경詩經』의 시구를 압축한 ‘봉명조양鳳鳴朝陽’의 준말로 ‘어진 인재가 언젠가 때를 만나 일어날 것’이라는 뜻이며, ‘이요문’이란 『논어論語』의 구절 ‘지자요수知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에서 따온 말로,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퇴계 이황의 친필을 새긴 현판으로, 김수일과 형제들이 학문과 덕을 겸비한 인재가 되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도산심서陶山心書’라는 서명도 함께 새겨져 있다.  
 


[다양한 현판이 걸려 있는 백운정 전경]
 


그 외에도 김수일과 형제들이 백운정에서 아버지 김진을 추모하며 교유한 흔적들이 백운정 내에 현판으로 걸려 있는데, 그 가운데 김수일은 백운정의 일상을 담은 시를 다음과 같이 남겼다.
 
 
 
강가 정자에서 우연히 짓다

고을 성 서북쪽 낙동강 물 가
푸른 산 언덕에 작은 정자 우뚝하네
재자들은 한가한 틈에 와서 주역 읽고
대형은 술 가져와 앉아 시를 읊조리네
江亭偶吟

縣城西北洛江湄
靑嶂開成小閣危
才子乘閒來讀易
大兄携酒坐吟詩
 - 귀봉龜峰 김수일金守一
 
또한 학봉 김성일은 백운정에 머물며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절절히 담은 시를 다음과 같이 남기기도 했다.

  

 

백운정에서 새벽에 일어나 구름을 보다

새벽녘에 일어나 빈 난간 기대어
구름 보고 의관을 바로 하누나
무단히 언덕에서 날아와서는
뜻 있는 듯 앞산을 지나가누나
예전 집은 희미한 저 속에 있고
새 무덤은 가려진 저 사이에 있네
강바람이 소낙비를 몰고 오니
눈물과 섞여서는 얼굴 적시네
白雲亭曉起看雲

曉起憑虛檻
看雲爲正冠
無端飛北壟
有意過前山
舊宅微茫裏
新阡晻靄間
江風吹急雨
和淚更沾顔
 -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백운정은 아버지 김진에 대한 다섯 아들의 추모의 공간이자, 학문과 우애를 다진 공간이었다. 이들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모두 학문에 정진했으며, 그 결과 김진을 비롯한 다섯 형제의 시문집을 함께 모은 ‘연방세고聯芳世稿’를 간행하기도 했다. 

 


[청계 김진과 다섯 아들의 시문집을 모은 『연방세고』 / 소장: 한국국학진흥원(의성김씨 천전파 대종택)]
 
청계 김진과 그 아들들이 남긴 삶의 이야기는 내앞마을(안동시 임하면 천전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청계종택, 귀봉종택, 백하구려 등 고색 짙은 종가 건물과 그곳에서 배출된 일송 김동삼, 백하 김대락 등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기왕에 백운정에서 내앞마을까지 일정을 잡았다면, 마을에 위치한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도 함께 방문해 보자. 의성김씨 문중을 비롯한 경북지역의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만나볼 수 있고, 다채로운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으로 알찬 테마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내앞마을과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전경]
 

한편,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서는 2020년 7월 7일부터 2021년 3월 28일까지 경북문화관광콘텐츠활용전시 ‘영남선비들의 누정’이 개최되고 있다. 안동을 비롯한 경북지역의 누정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관련 유물이 전시되고 있어, 옛 선비들이 누렸던 누정문화를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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