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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대鳴玉臺, 푸른바위, 맑은 폭포는 예전 그대로인데
 

  

 

국화향이 가득한 봉정사 가는 길은 안동의 가을을 만끽하기 위한 필수 코스 가운데 하나이다. 봉정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찰로,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전하고 있다. 옛 선비들 역시 사찰의 아름다움과 고요한 경관 속에서 학문을 연마하는 공간으로 봉정사를 방문하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명옥대’라고 하는 숨은 비경이 있다.

 

 

[봉정사 가는 길 숨은 비경 - 명옥대]
 
‘봉정사’를 목적지로 오르다 보면 입구 매표소를 지나 언덕 숲길을 따라 왼편에 자리하고 있는 ‘명옥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스쳐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간혹 올라가는 길에 ‘명옥대’가는 길 표지판을 보면서 내려오는 길에 들러봐야지 하면서도 내려오며 지나쳐버리고 마는 숨은 비경- 명옥대. 옛 선비들이 느꼈던 감상은 어땠을까?
 
[길가에서 보이는 명옥대 전경]
 
 
조선시대 선비 김광계가 쓴 매원일기에는 친구들과 명옥대의 경관을 즐기며 노닐었던 추억이 담겨있다. 
1616년 7월 2일, 김광계는 봉정사에 함께 머물던 친구들과 명옥대鳴玉臺로 향했다. 며칠 전 친구들과 봉정사에서 만나 즐거이 노닐다가 되돌아간 친구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친구들이 머물고 있었다. 오늘은 조금 한가하여 봉정사 아래 명옥대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편한 차림새로 천천히 걸어서 내려가 명옥대에 오니 물속의 돌은 씻어 놓은 듯 깨끗하고, 폭포는 나는 듯이 흘러내렸다. 명옥대의 경치가 뛰어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와보니 더욱 황홀했다.
이곳은 퇴계 선생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퇴계 선생이 16세 때 봉정사에서 3개월을 머물며 공부를 하셨는데, 그때 함께 공부하던 벗들과 명옥대에 자주 놀러 오셨다고 한다. 그 후 50년이 지나 병을 핑계로 관직을 사양하고 다시 이곳을 봉정사를 찾아 머무르며 명옥대를 찾았는데, 그때 명옥대의 이름은 ‘낙수대’였다고 한다. 그런데 퇴계 선생이 육사형陸士衡의 초은시招隱詩시 중에 ‘飛泉漱鳴玉 [나는 샘물이 명옥을 씻어 내리네]’라는 구절을 떠올리며 낙수대가 아닌 ‘명옥대’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 커다란 푸른 암반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 보니 역시 퇴계 선생의 혜안은 따라갈 수가 없는 듯했다. 
 

 

 [정자와 작은 폭포 사이에 보이는 명옥대 사적비] 
 
 
일기의 내용처럼 명옥대는 퇴계 이황이 젊은 시절부터 다니던 곳으로 당대 선비들에게는 이름난 곳이었다. ‘낙수대’였던 곳을 ‘명옥대’라고 직접 이름을 지을 정도로 이황은 명옥대의 공간을 아꼈으며 손수 지은 시도 시판으로 새겨져 함께 전해진다. 
 

[퇴계선생의 친필로 알려진 명옥대 현판]

 

  
이곳에서 노닌 지 오십년
젊었을 적 봄날에는 온갖 꽃 앞에서 취했었지
함께 한 사람들 지금은 어디 있는가
푸른 바위, 맑은 폭포는 예전 그대로인데
맑은 물, 푸른 바위 경치는 더욱 기이한데
완상하러 오는 사람 없어 계곡과 숲은 슬퍼하네
훗날 호사가가 묻는다면
퇴계 늙은이 앉아 시 읊던 때라 대답해주오
此地經遊五十年
韶顔春醉百花前
只今攜手人何處
依舊蒼巖白水懸
白水蒼巖境益奇
無人來賞澗林悲
他年好事如相問
爲報溪翁坐詠時

 

 

[퇴계선새의 시를 새겨 놓은 시판]

         

 

한편, 이황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명옥대도 세월에 따라 퇴락되던 것을 병자호란 이후 낙향한 김시침金時忱, 1600~1670이 서애 류성룡의 손자 류원지, 학봉 김성일의 증손자 김규 등과 함께 통문을 돌려 정자를 새로 건립하게 된다. 1665년 완성된 명옥대는 창암정사蒼巖精舍라고 이름 붙였는데 ‘창암’은 위의 퇴계가 쓴 시 가운데 ‘맑은 물, 푸른 바위 경치는 더욱 기이한데[白水蒼巖境益奇]’에서 따온 말이다. 이때의 일화가 『세전서화첩』에 글과 그림으로 남아 전해진다. 
 

[세전서화첩에 수록된 명옥대 그림 소장 : 한국국학진흥원, 기탁:풍산김씨]

  

 

 

[두개의 현판이 나란히 걸린 명옥대 정면]

 

 

명옥대는 그 이후로도 많은 선비들에게 선현에 대한 추모와 힐링을 주는 쉼터가 되어 주었다. 정자 앞쪽에 바위에는 ‘명옥대’라는 큰 글씨와 함께 ‘신내옥, 이재, 문위세, 윤강중, 흠중, 단중 형제가 융경 원년 여름에 이곳에서 수풀을 헤치고 노닐다가 대를 쌓고 시를 지어 퇴계선생의 뜻을 기렸다[辛乃玉 李宰 文緯世 尹剛中 欽中 端中 隆慶元年夏 同遊開林 築臺題詩 以追退溪先生之志]’ 라고 새겨놓아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곳임을 보여준다.    
  

[명옥대 '선비들이 놀다감'을 새긴 바위 글씨]

 

 

오래 전 퇴계 이황이 공부하며 후학들과 교유했던 봉정사 아래 명옥대는 지금도 그때의 계곡 사이로 맑은 물이 바위를 씻어 내리는 듯 시원하게 흘러내리고 주변을 둘러싼 숲은 가을이면 절정을 이룬다. 안동의 가을을 즐기기 위한 코스로 봉정사를 선택했다면, 잊지 말고 명옥대를 들러 옛 선비들이 느꼈던 힐링을 함께 공감해보길 바란다.
  

 

 
 [명옥대를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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