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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효 이외에 힘쓸 일은 없다 하회마을 충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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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역사 마을’로 지정된 하회마을은 화산과 마주 보며 낙동강 물줄기가 마을을 휘몰아나가는 절경과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옛 전통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지금까지도 후손들이 생활하며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살아있는 전통마을’이다. 풍산류씨 입향조 류종혜가 터를 잡은 이후 수백 년 동안 유교적 전통을 잘 유지해 온 동성마을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류운룡과 류성룡 형제가 퇴계 이황의 문하에서 공부하며 대대로 가학을 형성하고 그 후손들에 계승되며 이후 영남을 대표하는 유학자들이 대거 배출되기도 했다.

<부용대에서 내려다본 하회마을 전경>

하회마을을 대표하는 고택 가운데 충효당은 조선시대 명재상으로 알려진 서애 류성룡의 종가이다. 간혹 충효당을 류성룡의 생가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류성룡이 임종을 앞두고 ‘자손들아 꼭 삼가라. 충효 이외에 힘쓸 일이 없다’라고 남긴 유훈을 후손들이 받들어 건물을 짓고 그 뜻을 계승해 온 집이라 할 수 있다.

<충효당 입구와 사랑채 전경>

<충효당 현판［아시아태평양기록유산］(소장: 한국국학진흥원/ 기탁: 풍산류씨 하회 충효당)>

류성룡의 대표적인 업적을 말하자면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과 도체찰사로서 국정을 운영했던 일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미 전쟁 이전부터 왜적의 침략을 대비하여 이순신 등을 등용하고 전국의 성곽을 수축하였으며,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후에는 민심을 수습하고 도체찰사로서 군대 일을 총괄하는 등 전쟁이 끝날 때까지 영의정으로서 국난을 극복해 나가며 임무를 수행하였다.

<류성룡 영의정 교지［보물］와 도체찰사 교서［보물］, (소장: 한국국학진흥원/ 기탁: 풍산류씨 하회 충효당)>

하지만 임진왜란이 끝난 이후 류성룡은 북인들의 탄핵으로 관직에서 파직을 당하고 하회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옥연정사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조선의 앞날을 위해 자신이 온몸으로 겪었던 임진왜란의 경험과 역사적 사실 등을 정리하고, 경계하고 삼가는 마음으로 『징비록』을 집필하게 된다.

<옥연정사 전경과 류성룡이 집필한 징비록［국보］,(소장: 한국국학진흥원/ 기탁: 풍산류씨 하회 충효당)>

그 외에도 퇴계의 문하에서 수학했던 서애 류성룡은 성리학자로서의 업적과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서애선생문집』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을 남겼고, 특히 그가 가족과 이웃들을 치료하기 위해 집필한 『침경요결』은 가족과 백성을 보살핀 그의 충효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유물이다.

<침경요결 목판［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소장: 한국국학진흥원/ 기탁: 풍산류씨 하회 충효당>

국난의 시기 나라와 백성을 구한 류성룡은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명재상으로 칭송받고 있다. 후손들이 간직해 오던 유품들은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되었으며, 일부는 충효당 내부 유물전시관인 영모각에 전시되어 그의 숨결이 전해지는 듯하다. 특히 『침경요결』과 류성룡이 직접 사용했던 경상이 현재 유교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 전시되고 있어 실물을 관람할 수 있다.

류성룡의 삶의 자취를 답사하기 위해 하회마을 충효당을 방문한다면, 위에서 소개한 ‘옥연정사’를 비롯하여 류성룡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병산서원［유네스코세계유산-한국의 서원］’까지 코스로 잡아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겸암정사와 옥연정사에서 느낄 수 있는 강 주변의 전경, 만송정과 부용대 등 하회마을의 아름다운 16개 포인트의 경치를 음미하며 마을을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하외십육경 현판(소장: 한국국학진흥원/ 기탁: 풍산류씨 양진당>

그 외에도 주말마다 개최되는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일 년에 두어 번밖에 개최되지 않아 대운을 잡아야만 볼 수 있는 선유줄불놀이 등의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간다면 더욱 풍성한 일정을 보낼 수 있다.

<선유줄불놀이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