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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듯한 고즈넉한 한옥 안에 핀 유럽의 빈티지 카페 착할선
 

 

 

카페 착할선은 사장님이 어린 시절 실제로 거주했던 한옥을 정성스럽게 다듬어 만든 공간이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어린 소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고, 기와지붕 아래에는 서구적인 선을 지닌 청동 여인상들이 놓여 있다. 전통적인 백자 항아리와 서구의 조각상이 나란히 배치된 이 풍경은 카페 착할선이라는 공간 안에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중세 유럽의 어느 살롱에 온 듯한 앤티크 소품들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벽면 한쪽을 빼곡히 채운 장식장은 그 자체로 작은 박물관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과 아이를 형상화한 유럽풍 도자기 인형, 그리고 낭만적인 풍경이 담긴 접시들이 질서 있게 놓여 있다. 한옥의 거친 나무 질감과 매끄러운 도자기의 광택이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앤티크한 소품과 일상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점이 이 카페의 큰 매력이다.

 

 

앞서 공간이 주는 감동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안동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는 혀끝의 즐거움을 더한다. 시그니쳐 메뉴인 진주라떼는 안동 특산물인 백진주 쌀을 사용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에 은은하게 퍼진다. 음료 위에 올려진 쌀로 만든 얇은 칩은 누룽지의 바삭한 식감을 더한다. 안동 사과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과 케이크는 탐스러운 붉은 빛을 띠며 시선을 끈다. 조심스럽게 속을 가르면 안동 사과로 만든 상큼한 필링과 부드러운 무스가 어우러져 한층 깊은 풍미를 전한다.

 

 

카페 마당 한켠에는 낯선 방문객을 향해 꼬리를 흔드는 한국 토종개들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견종인 진돗개를 비롯해, 털뿐만 아니라 눈과 코, 발톱까지 붉은빛을 띠는 영주 불개, 선천적으로 꼬리가 없거나 짧은 동경이까지 있다. 성견 못지않게 덩치가 큰 편이지만, 모두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4~7개월의 어린 강아지들이다. 서로 다른 모습의 토종개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풍경은 안동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울타리 안에 안전하게 분리되어 있어 안심하고 방문하면 된다.

 

 

카페 착할선은 사장님의 취향이 한옥이라는 그릇 안에 담겨, 어디에도 쉽게 만날 수 없는 독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마당의 토종개들이 건네는 든든한 눈인사와 한옥 처마 아래에 스며든 유럽의 낭만을 느끼고 싶다면 정하동 골목에서 만나는 카페 착할선의 대문을 조용히 두드려 보자.

 

 

<글, 사진> 이희철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andong.jpg

블로그 https://blog.naver.com/realhoic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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