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구석구석
안동문화의 대표브랜드 “하회탈”
하회탈은 국보 121호로 지정된 문화유산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사용되는 탈이다. 하회탈은 양반, 선비, 백정, 중, 초랭이, 이매, 각시, 부네, 할미탈로 인물탈 9점과 상상 속의 동물 주지탈 2점을 포함해 10종 11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회탈은 원래 총각, 별채, 떡다리 등 3점의 탈이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나, 유실되어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다.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탈놀이와 수많은 탈들이 전해지지만, 그 중에서도 국보로 지정된 탈은 안동의 ‘하회탈’뿐이다.
하회탈은 가면극의 분장도구로 쓰인 탈 가운데 가장 오래된 탈로 평가된다. 하회탈의 역사는 고려 중엽까지 소급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는 하회탈을 직접 깎았다는 ‘허도령 전설’이다. 전설에 따르면, 허도령이 서낭신의 계시를 받아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도록 금줄을 치고 100일을 기한으로 탈막 안에서 탈을 깎는다. 마을에는 허도령을 사모하던 김씨 처녀가 있었고, 허도령이 탈을 깎은 지 100일째 되던 날에도 아무 소식이 없자 김씨 처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금기를 어겨 탈막을 몰래 엿보았다. 그 순간 마지막 탈인 이매탈을 깎고 있던 허도령은 턱을 완성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어 버렸다. 이에 김씨 처녀도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허도령을 그리다가 죽은 김씨 처녀의 넋을 기려 서낭당에 동신으로 모시고 해마다 당제를 올릴 뿐 아니라, 몇 해만에 한 번씩 별신굿을 하며 탈춤을 추었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는 하회탈 제작에 얽힌 전설이자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래이다.
하회탈은 턱이 분리되어 있어, 탈을 쓰고 머리를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탈의 표정이 바뀔 뿐만 아니라, 실제로 탈이 움직여서 웃고 말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부분들도 눈매와 입매, 눈두덩과 광대뼈, 이마와 콧대 등 각종 이목구비의 독특한 조각을 통해서 희로애락의 표정을 변화 있게 바꾸어준다. 이 뿐만 아니라 각 인물탈은 인물의 신분과 역할에 맞는 얼굴과 표정을 갖추고 있어, 각 인물의 삶까지도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며, 관상학적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하회탈은 이러한 역사성, 독창성, 예술성, 조형성을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되었다.
최근 하회탈에 관한 이슈가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하는 지역대표브랜드 공모사업에서 ‘세계 탈 문화의 메카 안동’으로 응모해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번에 선정된 ‘세계 탈 문화의 메카 안동’은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 중심의 문화사업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 활동이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탈춤공원을 비롯해 세계탈박물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탈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전용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또 국보 하회탈과 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이어주는 다양한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브랜드로 재탄생시킨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탈문화 관련 자료 집대성을 위한 탈 콘텐츠 아카이브(세계탈 조사, 전시회 등)도 구축했다. 하이마스크 공연 등 탈 주제 창작공연 제작, 탈문화 관련 국제교류사업 추진, 탈 관련 인력양성 및 문화상품과 관광체험상품 개발사업 추진도 지역 전통문화 브랜드화를 위한 가장 우수한 모델로 평가받았다.
두 번째는 현재 국보 하회탈이 소장되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탈이 안동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다. 안동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말까지 하회탈을 안동에 돌려주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하회마을 소유였던 하회탈은 1964년 국보로 지정된 뒤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 왔다. 돌아오는 하회탈은 양반·선비·백정·각시·초랭이·이매·부네·중·할미·주지(2점) 등 하회탈 11점과 병산탈 2점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하회탈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하던 목제도끼(1점), 목제칼(1점), 목제표주박(1점), 모조 가면(3점), 지제 삼산관(1점) 등도 안동에 돌려줄 예정이다.
